정부 지원으로 매달 70만원 저축
10년간 최대 5754만원 혜택 받아
유사 재정 지원 제도와 중복 가입 안돼
희망적금 가입자는 갈아타기 추진
매년 예산 수조원… 퍼주기·형평성 논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청년희망적금’(이하 ‘희망적금’) 등 현 정부의 청년 자산 형성 지원정책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청년도약계좌’(이하 ‘도약계좌’)로 갈아타게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청년에게 최대 5754만원을 지원하는 도약계좌는 다른 재정 지원책과 중복 가입할 수 없도록 설계되기 때문에, 앞서 현 정부 지원책에 가입한 이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옮길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러나 지원액이 큰 만큼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는 이들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커질 수 있다.
도약계좌, 다른 지원과 중복 가입 금지 희망적금 가입자 대부분 갈아탈 듯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11일 헤럴드경제에 “청년희망적금 가입자를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타거나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윤 당선인의 선거대책본부 경제정책본부장을 맡으며, 도약계좌 등 주요 경제정책을 설계한 인물이다.
희망적금과 도약계좌는 각각 현 정부와 윤 당선인의 청년 자산 형성 지원 정책으로 근로·사업 소득이 있는 만 19~34세 청년이 지원 대상이라는 점은 같다. 그러나 희망적금은 정부가 지원하는 혜택이 2년간 최대 45만6000원이고, 도약계좌는 10년간 5754만원이라는 점에서 압도적으로 차이가 난다.
다만 두 상품을 모두 가입할 수는 없다. 윤 당선인 공약집에 따르면, 도약계좌는 “재정으로 지원하는 유사 제도와의 중복 가입·지원 방지”라고 명시돼 있다. 희망적금 가입자는 도약계좌에 가입할 수 없는 것이다. 희망적금은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가입 신청을 받았으며 290만명이 신청했다. 이는 19~34세 인구 1076만명의 30% 가량으로, 도약계좌에서 대거 배제될 위기에 있었던 것이다. 특히 희망적금 가입자는 주로 저소득 청년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배제될 경우 청년 자산 형성이라는 정책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
이에 윤 당선인 측은 희망적금 가입자가 도약계좌로 갈아타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현 정부의 청년 지원 사업에는 ‘청년내일 저축계좌’(정부가 저축액의 1~3배를 매칭해 지원하는 사업), ‘장병내일준비적금’(장병이 납입한 금액의 3분의1 만큼 정부가 매칭해 지원하는 적금) 등도 있는데, 다른 재정 지원 사업에 대한 입장도 조만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갈아타기가 허용되는 상품들은 혜택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대부분 갈아탈 것으로 보여, 사실상 도약계좌로 흡수될 전망이다.
10년간 1억 만들기 통장… 최대 5754만원 혜택
도약계좌는 청년이 내는 돈과 정부가 지원하는 돈을 합쳐 매달 최대 70만원씩 연리 3.5%로 저축해 10년 후 1억원을 타갈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1억 만들기 통장’이다. 소득이 낮을수록, 청년의 납입액이 많을수록 정부 지원액이 늘어나도록 설계돼 있다.
가령 연소득 2400만원 이하는 가입자가 매월 최대 30만원을 저축할 수 있고, 정부가 고정적으로 지원해주는 돈 20만원, 저축액에 비례해 지원해주는 돈 최대 20만원을 더해 최대 70만원 납입이 가능하다. 연소득 2400만~3600만원은 가입자가 매월 최대 50만원을 저축할 수 있고, 정부가 고정적으로 지원해주는 돈 없이 저축액에 비례해 지원하는 돈 최대 20만원을 더해 최대 70만원을 납입한다. 연소득 3600만~4800만원은 가입자가 최대 60만원을 납입하면 정부가 저축액에 비례해 최대 10만원을 지원한다. 4800만원 이상은 정부 재정 지원 없이 비과세 혜택만 받는다. 가입기간 중 소득이 상승할 경우 자동적으로 다른 구간의 혜택이 적용된다.
매월 20만원을 지원받는 2400만~3600만원 소득자의 경우 10년간 2400만원을 정부로부터 받고, 이에 대한 이자 477만원까지 2877만원의 혜택이 추가로 주어진다. 2400만원 이하 소득자는 그 두 배인 5754만원, 3600만~4800만원 소득자는 절반인 1439만원의 혜택을 받게 된다.
얼마 전 가입을 받은 희망적금은 2년간 매달 50만원 납입시 재정지원과 비과세까지 1인당 최대 45만6000원의 혜택이 있었다.
왜 19~34세만? 형평성·퍼주기 논란 불가피
문제는 예산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20~34세 취업자는 630만명 정도다. 이들이 모두 도약계좌를 가입해 매월 최소 지원금액인 10만원씩만 받는다고 할 경우 한해에만 7조5600억원 예산이 소요된다. 올해 국가 전체 예산 607조원의 1%가 넘는 금액인데, 1회성 지원도 아니고 매년 지속할 수 있겠냐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희망적금도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수요(38만명)의 8배인 290만명이 몰린 만큼 도약계좌 수요 예측도 엇나갈 수 있다.
비용이 이렇게까지 커지게 되면 형평성 논란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청년 내에서도 취업을 하지 못할 경우 지원받지 못한다. 상대적으로 더 약자가 지원에서 배제되는 것이다.
중장년 등 다른 세대의 불만도 문제다. 특히 한두살 차로 청년이 아니게 될 경우 수천만원 소득이 왔다갔다해 반발이 클 수 있다.
지원으로 인해 청년 간 소득이 역전되는 현상도 생길 수 있다. 연소득 2400만원 청년은 매달 40만원씩 연간 480만원을 지원받아 한해 벌이가 2880만원이 되는데, 연소득 2600만원 청년은 매달 20만원씩 연간 240만원을 지원받아 한해 벌이가 2840만원으로 더 적어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2년간 몇십만원 지원하는 희망적금도 형평성 논란이 컸는데, 매달 몇십만원을 지원하는 도약계좌는 논란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며 “공약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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