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비혼으로 산다는 것

2022. 10. 2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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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세 라디오 방송작가 신소영씨




43세 이데일리 기자 김용운씨





Q. 미혼이세요, 비혼이세요?
김용운 : 무혼인것같다. 혼인에 대한 생각이 없는...
신소영 : 어쩌다보니 비혼이 되었다. 일에 묻혀 살다보니 어느 순간 마흔이 넘었더라





Q. 결혼을 안 하는 이유?
김용운 : 결혼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느냐 아니냐가 중요해서.







Q. 혼자 사는 것의 장점?
신소영 : 혼자 가는 여행같다. 목적지도 내가 정하고, 힘들면 안 갈수도 있고, 스스로 선택하는 즐거움.






Q. 비혼의 삶을 존중받고 있는지?
신소영 : 절대 아니다. 우리 세대는 비혼자의 비율이 극히 낮다. 결혼을 안 했다는 것을 밝히는 순간부터 미완성의 존재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아무리 내가 사회적 성취를 이뤄도 “결혼을 해야 어른이 된다, 그래야지 완전한 존재가 된다”는 말을 듣다 보니 내 스스로도 내가 미완성의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용운 : 무시? 까지는 아니지만 술자리에서 놀림감은 된다. 다들 한마디씩 하지만 그냥 웃어넘긴다.





Q. 듣기 싫은 말?
신소영 : “애가 몇학년이에요?” 이런거.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나이가 들면 당연히 결혼하고 애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직업상 인터뷰를 하다보면 “애가 몇학년이에요?” “애가 없어요.” “둘만 사시나보네요.” 의 흐름으로 간다. (애가 없어도 당연히 결혼했을거라는) 40대 여성의 고정된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김용운 : 어색한 침묵.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가족 얘기가 나오는데 나도 당연하게 그 범주에 속해 있을거라고 생각들을 하시고 “기자님 아이는 어떤가요” 라고 묻고.

신소영 : 진짜 싫었던 게 “괜찮은 분 같은데 왜 결혼 안하세요?” 심지어 우리 엄마도 저사람은 멀쩡한데 왜 결혼을 안했대니? 그런다. 아니, 결혼을 안 하면 안 멀쩡하다는건가? 이제는 “저 결혼 안했어도 괜찮은 사람입니다” 하고 대답한다.

김용운 : 자기는 결혼을 했으니까 어쨌든 내가 너보다 낫다, 라는 은근한 인정을 바라는 것 같다. 그만큼 한국인들이 처음 만나 할 얘기가 가족 얘기밖에 없다. 대화의 소재가 제한되어 있으니 당연히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가족 얘기로 공감대를 만들어 나간다.






Q. 40대의 비혼은 다른가?
신소영 : 너무 다르다. 20-30대는 친구도 많고 젊다. 40대는 기회가 확연히 줄어든다. 아직 우리나라는 나이 든 사람들에게 너그럽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 취미생활, 공동체, 살롱을 찾아봐도 40대 회원은 없거나 아예 가입 나이 제한이 있다.

김용운 : 자산의 차이가 제일 크다. 또 다른게 있다면 30대까지는 비슷한 인생들이라고 생각했는데 40대부터는 각자의 인생이 갈라진다. 거기서 비혼의 모습들이 많지는 않다.







Q. 본인이 꿈꿨던 40대의 인생인가?
김용운 : 30대 이후의 삶을 잘 그려보지 못했다. 이제는 뭔가를 정해놓고 하는것도 의미가 없는것같고 나를 탐구할 시간이 없어졌다.

신소영 : 나의 40대가 이럴줄은 꿈에도 몰랐다. 몇년 전만 해도 내 삶이 싫었다. 남들은 삶을 찾아 가정을 찾아 앞서가는데 나 혼자 미완의 존재로 남겨진 느낌. 실패, 낙오된 기분. 아무도 내 삶의 기준을 정해주지 않았는데 왜 스스로 그런 기준을 정했는지 모르겠다. 스스로 받아들인 후에는 지금의 삶도 완벽하게 느껴진다.








Q. 40대 싱글로서 느끼는 정책의 사각지대?
김용운 : 청약가점 중 부양가족 점수를 받을 수 없는 것. 그리고 병원에 갈 때, 부모님이 연로하시거나 돌아가시면 수술시 보호자를 구할 수 없다는 것. 한국 사회는 아직 비혼자의 증가에 대해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신소영 : 각종 세금공제에서 나타나는 사실상의 싱글세. 청약 당첨에서 불리한것. 기존에는 비혼자들의 목소리가 너무 소극적이었다. 나도 이제 목소리를 낼 생각이다.






Q. 비혼으로서 꼭 필요한 것?
신소영 : 돈과 친구. 너무너무 중요하다.
김용운 : 살림하는 능력, 인간은 어차피 혼자라는 걸 받아들이는 것.






Q. 혼삶에서 주의해야 할 것
신소영 : 남과 비교하지 말기. 그게 잘 안돼서 힘들었다. 섹스앤더시티처럼 화려하지 않은 싱글의 삶에 좌절했지만 바보같은 짓이었다. 결혼은 결혼한 사람으로서의 성숙의 과정이 있는거고, 비혼은 비혼자로서의 성숙의 과정이 있는 것이다.

김용운 : 혼삶에 지나친 의미부여를 하지 말기. 혼삶을 너무 의식하다 보면 도리어 스트레스가 된다.








Q. 나에게 결혼이란?
신소영 : 파랑새. 결혼을 하면 행복할거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했던 것 같다. 결혼을 하든 안 하든 행복은 내 옆에 있는건데. 내가 선택할수도 있고 안 할수도 있는 평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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